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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쌤이 만든 스타트업은 무엇이 다를까?

By 오혜미 2017.11.28





팟캐스트 ‘톡톡! 사이다경제’에서 이번엔 조금 독특한 스타트업 대표를 만났습니다. 치과 실방문자 리뷰 사이트 '모두닥(Modoodoc)'의 안무혁 대표가 그 주인공인데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병원에 가는 대신 스타트업을 차린, 의사선생님의 창업 이야기를 지금부터 살짝 공개합니다~!





안녕하세요, 치과 실방문자 리뷰 웹사이트 모두닥의 대표 안무혁입니다.

저는 3년 전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의사 자격증을 딴 뒤, 인턴 및 레지던트 과정을 밟는 다른 친구들과는 다르게 딴짓하려고 공중보건의사로 3년 동안 복무한 후에 바로 창업으로 뛰어들었습니다. 





네 대체 복무죠. 보통은 군의관을 많이 생각하시는데 공중보건의사라고 해서 보건소에서 근무하는 의사들도 꽤 있습니다. 







의사로서 할 수 있는 일도 참 많지만 사실 의사가 평생 볼 수 있는 환자는 한정돼 있거든요. 하지만 전체 의료 시스템을 좀 더 좋게 바꾸면 그 한계를 넘어서 전 국민한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특히 의료 서비스는 정보가 워낙 전문적이다 보니까 소비자가 단지 필요한 정보를 ‘모르기 때문에’ 손해를 보는 부분들이 많아요. 


그 중에서도 어떤 병원이 어떤 치료를 잘하는지 같은 ‘병원에 대한 정보’를 몰라서 불편을 겪는 일이 많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실제 방문자들의 리뷰를 통해 병원 정보를 제공하는 사업을 구상했죠.





의과대학 본과 3학년 그러니까 2010년 겨울이었는데요, 기숙사에서 우연히 봤던 'PatientsLikeMe'의 창립자 제이미 헤이우드의 테드(TED) 강연이 되게 감명 깊었어요. 



(제이미 헤이우드 ⒸMIT news)




루게릭병이라고 혹시 아시나요? 스티븐 호킹 박사가 앓고 있는데 온몸의 근육이 위축되어서 평균 3년 안에 사망에 이르는 병이에요. 스티븐 호킹 박사는 굉장히 예외인 경우고요.


(스티븐 호킹 박사 ⓒLwp Kommunikáció flickr)


보통 20대 남성들이 많이 진단을 받는데, MIT 컴퓨터 공학부 개발자였던 제이미 헤이우드의 동생이 루게릭 병에 걸린 거예요. 그러자 그는 루게릭병에 걸린 남동생을 위해서 루게릭병 환자들을 위한 사이트를 만들었어요.


루게릭병은 금방 죽음을 맞이하는 시한부 환자들이잖아요. 그래서 서로 공감하는 부분도 크다보니까 의사보다도 시한부환자들끼리 교류하면서 얻는 도움이 더 컸던 거예요.


또 시한부 환자의 경우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실험 중인 약을 많이 받는데요, 이런 것에 대한 정보 공유도 활발하게 이뤄졌고요.



(PatientsLikeMe 회원의 61%가 치료법과 그 부작용에 대해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고 한다. ⒸPatientsLikeMe)


그러면서 이 사이트에 대한 수요가 커졌고, 차차 HIV, 파킨슨 병 등 다른 만성 질환까지 영역을 확장하다 보니 지금은 이용자가 60만 명을 넘는 엄청나게 큰 회사로 성장했어요.


제이미 헤이우드는 테드 강연 내내 이런 커뮤니티가 만성질환 환자들에게 얼마나 많은 도움이 되는지를 얘기해줬는데, 그걸 보면서 ‘아! 의사로뿐만 아니라 이런 서비스를 통해서도 환자들한테 큰 도움을 줄 수 있겠다’라고 크게 느꼈죠.


그래서 저도 그런 사이트를 만들어보고 싶어서 첫 번째 창업 시도했는데, 첫 스타트업은 결국 잘 안 됐어요.





네 그렇죠. 이게 사실 2번째 창업입니다. (눈물)





제가 잘 몰랐던 거 같아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걸 만들어야 했는데 학생으로서 의욕만 앞섰지 정작 중요한 것을 못 맞췄더라고요. 결과적으로.





소위 마켓핏(market fit)이라고 하는 부분에서 미숙했던 거죠. ‘시장하고 고객이 진짜 원하는 것을 맞춰줘야 하는데 그런 걸 맞추지 못했다.’ 그렇게 스스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지금으로 볼 때는 점점 이용자가 많이 늘고 있고, 또 좋아해주시는 걸로 봐서 괜찮다고 판단하지만 사실은 더 가봐야죠. 아직은 완전히 입증했다고 보기는 어렵고요. 







(ⓒ작닥)





초기 모델은 비슷했다고 볼 수 있어요. ‘작닥’은 2007년 뉴욕에서 시작한 스타트업인데 한마디로 내게 맞는 병원을 예약하고 리뷰할 수 있는 서비스예요.


예약리뷰가 핵심인 사업인 건데요, 의사 1명으로부터 1년에 3천 달러(약 320만 원)를 받는다고 해요. 작닥에 등록하기 위해 병원에서 매월 25~30만 원 정도를 내는 거죠.





그런 돈을 내는 이유는, 예약을 하고 나타나지 않는 노쇼(Noshow)이 높기 때문인데요, 이게 병원으로서는 큰 손해거든요.


예를 들어 임플란트 수술이 2시간 정도 걸리는데 그 예약을 30분 전에 취소하면 병원은 2시간에 해당하는 수익을 날리게 되는 거죠.



(ⓒ작닥)


그런데 당일 예약이 바로 가능하면 취소되더라도 누가 예약을 하겠죠. 그렇기 때문에 작닥이 큰 거예요. 또 리뷰를 통해서 신규 환자도 유치할 수 있고요.


이 두 가지 팩터를 중심으로 작닥은 현재 기업 가치가 2조 원이 넘는 유니콘(기업 가치가 10억 달러(약 1.8조 원) 이상인 스타트업)이 된 상태입니다.





네, 미국에서는 병원을 예약하기가 굉장히 어려워요. 땅도 넓고 시스템이 낙후되어 있죠.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보험도 다 달라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보험이 적용되는 병원이 어딘지 찾는 것도 힘들고요.



(권리를 찾지 못했던 환자들에게 (선택의) 힘을 주겠다는 작닥의 슬로건. ⒸZOCDOC)


하지만 한국은 성격이 다릅니다. 국민건강보험제도가 있고 또 예약도 전화 1통이면 편리하게 할 수 있죠. 즉, 예약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그렇게 크지 않아요.


반면에 어떤 치료를 받기 전에 ‘어느 병원이 잘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많이 없어요. 포털 사이트에는 광고성 콘텐츠가 많고요. 그래서 저희는 ‘실제 방문자’만 남길 수 있는 리뷰를 모아서 믿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모두닥은 허위 리뷰를 방지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요, 리뷰를 남기려면 1년 안에 그 병원을 다녀온 영수증이 있어야 합니다.  




만약 문자가 없다면 보건복지부에서 진료 기록을 볼 수 있는데, 이 부분을 사진으로 찍어서 보내주셔도 됩니다.

 






상당히 많은 분들이 참여를 해주시고 있고요, 또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리뷰를 남기시면 스타벅스 아메리카노를 무료로 드립니다! 저희 목표가 리뷰 1만 개를 쌓는 건데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지금까지 모두가 선망하는 길을 뒤로하고, 병원 밖에서 의료 서비스를 개선하겠다는 멋진 포부를 가진 안무혁 대표와의 인터뷰를 맛보기만 공개해드렸는데요,


서울대 캠퍼스에서 사이비 전도자 취급을 받으며 터득한 길거리 영업 성공 비결과, 굳이 직접 코딩을 배워서 웹사이트를 개발한 이유, 

그리고 왜 하필 치과 리뷰 사이트로 시작한 것인지…더 자세하고 흥미로운 안무혁 대표의 이야기를 아래의 팟캐스트로 직접 확인해보세요.





https://cidermics.com/contents/detail/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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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정현 2019-08-27 08:08

    대중과 같다면 대중과 똑같은 삶을 살겠지만... 사이비로 불리웠다면 대중과 똑같은 삶을 살아가지는 않겠구나라고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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