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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회계사] 아시아나 인수 설계한 '산업은행'의 고민 3가지

By 김규현 2020.12.15

[오늘부터 회계사] 기업을 통해 세상을 이해합니다. 양.김.권 회계사가 들려주는 알차고 유익한 경제 이야기! 우리와 함께라면 여러분들도 오늘부터 회계사입니다. (기존 CFO레터가 오늘부터 회계사로 바뀝니다.)



[Part 2] 인수안 설계한 산업은행의

3가지 고민과 비하인드 스토리 





1. 산업은행의 돈,

왜 한진칼 거쳐가지?


지난 Part 1편에선

대한항공-아시아나 인수전의

자금 흐름을 살펴봤습니다. 


(참조-Part 1. 복잡한 인수자금흐름을 그림으로 이해하기)


산업은행이 쏘는

인수자금이 한진칼을 거쳐가면

한진칼 조원태 회장 측의

경영권 지키기에 유리해질까요?


네 맞습니다. 

산업은행이 조원태 회장 측에

힘을 실어줄 수 있습니다. 


산업은행이 한진칼에 주는

8천억 원 중 5천억 원

한진칼 구주 매입이 아니라

신주 매입에 쓰이기 때문입니다.


(8천억 원 중 5천억 원은 신주 발행 ⓒ오늘부터 회계사)



산업은행이

5천억 원으로 한진칼의

신주를 인수하면 기존주주들, 


즉, 조원태 회장과

제3자 연합 지분율이 희석됩니다. 


신주배정 후에

산업은행은 한진칼 지분

10.7%를 보유하게 되고,


조 회장 지분은 41%에서 37%,

제3자 연합은 46%에서 41%로 떨어지죠.


(신주배정 이후 지분율 ⓒ오늘부터 회계사)



쉽게 말해, 한진칼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보트(결정권)를 산업은행이 쥐게 됩니다. 


만약 산업은행이

조 회장 측에 힘을 실어줄 경우,


조 회장 측은 47%(=37%+10%)가 되서

제3자 연합(41%)보다 지분율이 높아집니다.




2. 산업은행이

일방적으로 편을 들어도 돼?


그런데 정부가 세운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이렇게 편을 들어도 될까요?


이런 논란을 예상한 산업은행은 브리핑에서

현 경영진에게 일방적으로 우호적인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매년 경영평가를 통해

평가가 나쁘면 경영진 해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했습니다.


(제도적 장치 마련 ⓒ오늘부터 회계사)




3. 산업은행의 3가지 고민


그런데 사실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편을 들고 말고의 문제보다,


좀 더 근원적인 고민이 

크게 3가지 정도 있습니다. 



첫째,

돈을 무한정 쓸 수 없다.


산업은행 부행장이 최근 했던

인터뷰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주채권자인 산업은행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에 쓴 돈

5조 7억 원에 달하고,


지금처럼 항공사가 2개로 갈 경우

내년 말까지 양사에 4조 8천억 원을

더 투입해야 한다고 했거든요.


더하면 10조 원 정도인데

여기서 돈을 더 쓸 순 없단 것입니다.



둘째,

죽게 내버려 둘 순 없다.


우리나라엔 대형 항공사가 2개입니다.

아시아나랑 대한항공. 


이 2곳을 망하게 둘 수는 없고

그렇다고 쌍용자동차처럼 외국에 팔 순 없고. 


그럼 어떻게든, 

공적자금을 써서라도 살려야 하는 거죠.



셋째, 산업은행 자체적으로

아시아나를 정상화할 능력이 없다.


앞서 언급한 인터뷰에서

산업은행 부행장은 지난 9월

아시아나 매각이 무산된 시점에,


5대 그룹 및

항공사 보유 그룹에 물어봤대요.

"너네가 아시아나 살래?"


모두 No 라고 거절한 가운데

한진칼이 Yes 한거죠. 


마침 한진칼은

아시아나를 운영할 능력도 있고요.


(산업은행의 3가지 고민 ⓒ오늘부터 회계사)



돈은 최소한으로 쓰면서

국내기업 중에서 아시아나를

대신 맡아서 살려줄 곳이 필요했던,


산업은행의 3가지 고민을

한방에 없앨 수 있는 카드

조원태 회장이었겠죠.


마침 한진칼의

조원태 회장 측은 경영권 분쟁 중이고,


산업은행 자금을 받으면

산업은행의 지지로 경영권을 지킬 수 있으니

인수안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을 겁니다.




4. 제3자 연합의

인수 반대 이유?


그런데 지금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포함한

제3자 연합은

인수를 반대하는데 그 이유가 뭔가요?


당연히 자기네가 불리하니까 그런 거죠.

이대론 지게 생겼잖아요. 


구체적으로는 한진칼이 신주 발행

기존주주가 대상이 아닌

제3자 배정으로 해서 그렇습니다. 


기본적으로 새로운 주식은

기존주주한테 우선 배정되야 해요. 


그러나 상법에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기존주주가 아닌

제3자에 배정할 수 있습니다. 


이를 바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라고 합니다.


(산업은행 앞으로 제3자 배정 ⓒ오늘부터 회계사)



하지만 경영권 분쟁 중에는

제3자 배정을 할 수가 없어요. 


당연하겠죠. 

신주를 받은 제3자가

어느 한 편을 들어줄 수 있잖아요. 


그래서 지금 제3자 연합 측은

경영권 분쟁 중에

제3자 배정은 무효하다는 걸 이유로,


신주발행금지가처분

소송을 내겠다고 밝혔습니다. 


(유튜브 촬영일 11월 23일자로는

소송을 제기할거라 하였으며

12월 1일에 기각 되었습니다.)




5. 산업은행의

반박 논리


그럼 반대 의견에 대해

산업은행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뭔가 제3자 연합 측 주장이

설득력이 있어 보이는데요.


(만능치트기 : 국가경쟁 및 국민편익 ⓒ오늘부터 회계사)



산업은행 인터뷰를 보면

국내 항공산업의 구조재편 및 경쟁력 강화 등

"국가경쟁 및 국민 편익에 도움이 된다"라는

주장을 내세우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인수 후 기업 정상화가 되면

장기적으로 기존주주인

제3자 연합 측에도 도움이 되므로,


성공적인 통합을 위해

제3자 연합과도 협력해나가겠다."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뭐 쉽게 이야기 하면

너네도 손해 아니니까 잘 지내보자 이거죠. 


오늘은 대한항공-아시아나 인수 전의

핵심 주체인

'산업은행'의 고민을 엿봤는데 어떠셨나요?


아직 모르시겠다면

아시아나 인수 시리즈 마지막 편이 남았으니

많이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 


by 김규현 회계사



https://cidermics.com/contents/detail/2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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