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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시계 모형 : 지금 증시는 '몇 시'인가요?

By 한대희 2019.02.16




불확실한 소망에 기대는 투자자...


작년 10월,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은

각각 13%21% 하락했고

코스피는 2,000선이 붕괴되었습니다.


언론들은 일제히 '검은 목요일'이

다시 찾아왔다고 난리였죠.


(참조-'검은 목요일'이 또 찾아왔다?)


그러나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나기 전인

11월 첫 거래일에 주식시장은,


미·중 정상회담에서 무역 분쟁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소식에

희망을 품기 시작했습니다.


투자자들이 붙잡은 한 줄기 희망이

경제 펀더멘탈(기초체력, 실적) 개선이 아니라

정치 이벤트라는 점은 뼈아픈 대목입니다.



경기 순환구조를 파악하는

'투자 시계 모형'


지금은 불확실한 희망에 기댈 게 아니라

경제 펀더멘탈 전반에 대한

냉철한 이해가 필요한 때인데요,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이해를 위해

먼저 하향식(Top-down) 분석

시도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향식 분석

: 경제 전반의 상태를 검토하고

투자에 적합한 산업과 기업을 찾는 접근 방식. 


*상향식 분석

기업의 미시적 상황을 꼼꼼하게 검토하여

기업이 속한 산업과

경제의 동향을 분석하는 방식.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이

하향식 분석 방식으로

투자 시장에 접근하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거시적인 경제 동향에 대한 안목과

리서치 경험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피터 오펜하이머(Peter Oppenheimer)나 

매튜 킹(Matthew King)과 같은

투자 전략가는,


누구나 경기 순환구조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으로

투자시계 모형을 제안합니다.



오펜하이머의

'투자시계 모형'이란? 


투자 전략가인 피터 오펜하이머는 

'투자시계 모형(Investment Clock Model)'을

처음 제시한 사람입니다.

 

오펜하이머의 투자시계 모형에 따르면

경기 순환은 '회복기→확장기→

후퇴기→수축기'에 이르는

4가지 단계를 거칩니다.




회복기는 경기사이클의

초입 국면입니다.

경기지표는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경기의 기대심리가 살아나는 시기죠. 


이 경우 주식 투자가 유리합니다.

주식시장은 경기 영향을 받는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가장 잘 반영하기 때문입니다. 


한편 확장기에는

경기지표가 조금 더 개선되고

경기에 대한 자신감이 생깁니다. 


경기지표와 기대심리가 동시에 호전되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므로 이 단계에서는

부동산 투자가 유리해집니다.




조심해야 할 구간은 바로 후퇴기입니다.

지표의 상황은 여전히 좋지만

지표가 더 이상 개선될 것 같지 않다는

불안감과 공포가 조성되기 때문입니다. 


주식은 기대감이 꺾이면 

가장 크게 피해를 보는 시장입니다. 

부동산 역시 그 영향을 피해갈 순 없죠.


그러므로 후퇴기에는

현금 보유가 최선의 전략입니다. 


마지막으로 수축기입니다.

경기지표와 심리가 모두 최악인 시기로

이러한 수축기에는

채권투자가 유리합니다. 


경기가 최악인 시기에 

정부나 기업의 신용 위험이 

더 하락하기란 어렵습니다.


만기 시점까지 보유하면 

적정한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소극적 투자가 유리한 선택이죠. 



 


'검은 목요일'을 예견한 

레버리지 시계 모형 


매튜 킹은 씨티그룹의 

채권투자 전략가입니다.


그는 9월에 미국 경제가 

밤 9시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신중하게 

투자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발언의 근거는 

오펜하이머의 투자시계 모형을 

채권주식 투자 전략으로 

보다 정교화한 '레버리지 모형'

(Leverage Model)에 있습니다.



(매튜 킹 ⓒFinancial Review)


그의 레버리지 모형은

3시에 시작됩니다.


기업의 순이익이 부채보다 많으므로

채권과 주식시장이

모두 호황에 접어듭니다. 


모형의 바늘이 6시 방향으로 이동하면

부채가 이익을 앞서고 금리가 오르면서

채권 투자의 매력은 떨어지지만,


기업 소유주들은 더 높은 실적을 위해서

과감한 인수합병(M&A)에 나섭니다.

이 경우 주가는 좀 더 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9시 방향으로 이동하면

채권과 주식이 오를 대로 올라서

더 이상 투자할 만한 가치가 없어지죠.


투자자들은 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하고

일부 기업은 유동성 위기를 겪습니다.


마지막으로 12시 방향이 되면

경제 주체들은 부채 축소에 나섭니다.


기업은 유동성 위기를 타개하고

재무지표를 개선해야 하므로

주식보단 채권 시장에 관심이 쏠립니다.


(매튜 킹의 '레버리지 시계' 모형 ⓒCitigroup)


놀랍게도 매튜의 발언 이후 

2018년 10월 글로벌 금융시장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급락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교훈이 하나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좀처럼 신중론자들의

경고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실제로 매튜 킹의 소신 있는 발언 이후

월스트리트 강세론자들은 '원래 파티는

밤 9시부터 더 뜨거운 법'이라며

그의 신중론을 조롱하기도 했습니다.  



비관론도 존중하는 

현명한 투자자 


과연 투자자 중 신중론이나 

비관론을 좋아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그러나 정말 현명한 투자자는 

차분히 선구자적 경고나

신중론을 제시하는 

비관론자의 소신 또한 존중합니다. 


일단 그의 주장을 염두에 두고

현재의 경제 상황이 투자시계 모형의 

어느 국면인지 상기해보는 것이죠. 




가령, 코스피 시장의 황금기는 

2003~2007년이었습니다. 


코스피는 당시

신흥국 경기 호조에 힘입어

4년간 3배 이상 상승했습니다. 


그러나 4년간의 강세 기조 이후에

20% 이상의 급락이 나타난 

2004년과 2006년의 약세장이 

등장했음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됩니다.


비관론자의 전망이 설사 틀리더라도

수익에 조금 차이가 있을 뿐

투자자에게 피해를 주진 않습니다.


오히려 위기 시 손해를 최소화하는

안전망을 구축할 수 있죠.


2018년 10월, 강세론자들이 

매튜 킹의 비관론을 비웃고 조롱할 때,

https://cidermics.com/contents/detail/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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