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스트

워런 버핏의 스승이 '대공황'을 이긴 비결

By 한대희 2018.11.07



언제까지 '하락장'만 탓할 수는 없다


코스피(KOSPI) 지수

부진한 흐름을 계속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29일 1년 10개월 만에

2,000선이 붕괴됐던 코스피는

곧바로 2,000선을 회복했지만

2,100선은 넘지 못하고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럴 때 투자자들은 

주식 거래(트레이딩) 시스템을 끄고

평정심을 찾으라는 조언을 

많이 듣게 됩니다.


그러나 이런 조언은 마치 불이 난 숲에서

타들어 가는 나무를 그저 보고만 있는 

방관자가 되라고 조언하는 것과 같습니다.



(ⓒ구글 파이낸스)



하락장, 내구성을 확인할 기회


오히려 주식 시장이 험악할수록

더 가까이할 필요가 있습니다. 


투자자라면 한 번쯤

'급락'도 체험하면서,


훗날 반복해서 찾아올 '폭락'에 

여유 있고 겸손하게 대처할 수 있는 

심리적 노하우를 터득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이런 위기 상황이야말로

내가 포트폴리오에 담은 

기업의 펀더멘탈에 대해서 

냉정하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펀더멘탈(fundamental)

: 기업이 갖고 있는 경제적 능력이나

잠재적 성장여력을 말함.


불이 났을 때,

안 탈 수 있는 나무는 없습니다. 


그러나 천재지변에 조금이라도

덜 망가질 수 있는 내구성이 있는

나무는 있기 마련이며,


내가 선택한 나무(기업)

그런 내구성이 있는지

반드시 살펴봐야 합니다.





순운전자본

: 벤저민 그레이엄의 지혜를 다시 보다


가치투자의 창시자이자

세계 최고의 투자자 워런 버핏의

스승으로 유명한 벤저민 그레이엄은 

순운전자본을 활용한 투자법을 선호했습니다.


순운전자본이란 일반적으로

유동자산에서 유동부채를 뺀 금액을 말하며,


이는 1년간 기업 운영에

필요한 자본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유동자산은 1년 내에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자산으로 크게 당좌자산(현금 및 현금등가물, 

단기금융상품, 유가증권, 매출채권, 단기대여금, 

미수금 등)과 재고자산으로 구분한다.


한편, 유동부채란 1년 이내에 상환해야 하는

채무(단기차입금, 미지급금, 선수금, 

예수금, 충당금 등)를 말한다. 


만약 순운전자본이 0보다 크다면

1년 안에 현금으로 지급해야 할 돈보다 

유입되는 돈이 많다는 의미입니다. 


반면, 순운전자본이 0보다 작다면

유입되는 돈보다 1년 안에 현금으로

지급해야 할 돈이 더 많다는 뜻입니다.


즉, 순운전자본은

기업이 단기적 관점에서 

부채를 갚기 위한 여력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줍니다.



(벤저민 그레이엄, 1894년 ~ 1976년 ⓒ위키피디아)


벤저민 그레이엄은

이런 순운전자본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시가총액이 순운전자본의

2/3 이하 수준에서 거래되는 기업은 

무조건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죠.


사실 그레이엄이 활동하던 시대보다

유동성이 훨씬 풍부한 지금의 주식 시장에서 

시가총액이 순운전자본의 2/3 이하에서 

거래되는 기업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벤저민 그레이엄의 조건을 

다소 완화시켜서 적용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일단 운전자본

시가총액과 비교했을 때 

조금이라도 큰 편이라면

주가는 확실히 저평가되어있을

확률이 높은 셈입니다. 


*시가총액

: 여기서 말하는 시가총액은 시장 전체가 아닌

개별 종목의 시가총액을 말함.

(개별 기업의 시가총액: 종목 발행주식 수

X 해당 종목 주가 = 회사의 규모와 가치를 나타냄)


하지만 순운전자본은

다소 보수적인 기준입니다.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 비중이 높은

기업은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벤저멘 그레이엄은 투자자들에게 

왜 이렇게 보수적인 기준을 제시했을까요? 


그가 투자자로서 살아간 세상은

경제 대공황과 제2차 세계대전 등이 일어난,

역사적으로 혼란스러운 시기였기 때문입니다. 


그는 비관적 시대 환경에 처한 투자자로서

보수적인 대응을 한 것입니다.

잃지 않는 투자의 원칙을 

고수해왔던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지금은 보수적인 기준이 필요한 때


미-중 무역분쟁, 신흥국 위기 등이 이어지며

최근 10년 주기설

계속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벤저민 그레이엄의 원칙주의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참조-'10년 주기설'이란 무엇일까?)


순운전자본이라는 

투자 '기준' 설정함으로써, 


최소한 내가 투자한 기업이 1년 이내에 

부채를 갚을 능력이 충분한지 정도는

알아둘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나름의 기준을 정해서

투자 대상을 엄격하게 구분하고

잃지 않는 투자를 지속하는 것이야 말로, 


현명한 투자자인 벤저민 그레이엄이 제시한

하락장에서도 잃지 않는 투자, 

보수적 투자의 지름길인 것입니다.  


 

'보수적 투자자'는 마음이 편하다! 


투자의 목적은 당연히

자산을 키우는 것입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원칙이 있습니다. 

어렵게 번 소중한 내 자산을

보호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잃지 않는 투자를 해야 합니다. 


자산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에 골몰하면

결국 탐욕을 부리게 되어 있고

그럴 때 투자자들은 큰 실수를 저지릅니다. 


하지만 작은 수익률에 만족하고 

잃지 않는 투자를 꾸준하게만 지속하면

언젠가 복리의 마법 효과

저절로 찾아옵니다.


투자에 정답은 없지만

이제 우리의 포트폴리오 일부에

보수적 투자에 부합하는 기업도 

포함시킬 수 있는 겸손함이 필요합니다.




마음이 편한 투자는 시장이 급락한다고 

시장 상황을 외면하거나 

수수방관하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시황이 악화일로를 거듭하는

이런 하락장일수록 벤저민 그레이엄의 

현명함과 보수성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소한 우리가 투자한 기업들의

순운전자본이 얼마인지라도

꼼꼼히 따져보면서 방패를 마련할 시기

바로 지금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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