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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홀수해 법칙'을 알아보자

By 박동수 2017.10.12


 

집 구하기 어려운 2017년 


저금리의 영향으로 부동산 임대시장에  

전세 물량이 많이 줄어 들었고,

 

그나마 간간이 나오는 전셋집도 

가격이 너무 올라 마음에 드는  

집을 구하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전세

: 주택 가격 일부를 보증금으로 맡기고

(이 보증금이 바로 전셋값)

남의 집을 빌려 거주한 뒤 계약 기간이

끝나면 보증금을 돌려받는 임대 방식.

계약 시점에 내는 보증금 외에

매달 내야하는 돈이 없다는 점이

월세와 다르다.


그런데 혹시,

이렇게 전세를 구하기 어려운 것이 

올해가 2017년이기 때문인 것은 아닐까요?



 

부동산 업계에서는 오래전부터  

전셋값 홀수해 법칙

(혹은 짝수해 법칙)이란 것이

회자되어 왔습니다.

 

이 법칙은 전셋값이 홀수해에 

더 많이 오른다는 부동산 속설인데요,

그 기원은 19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홀수해·짝수해 법칙의 시작 

 

1989년 12월

정부는 내 집 마련을 못해서

남의 집을 빌려 거주하는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해

주택임대차 계약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렸습니다. 



 

이로 인해 한번 계약하면

2년 동안 전셋값을 올릴 수 없게 되자,


집주인들은 해가 바뀐 1990년부터

새로 계약하는 전셋집의 가격을

대폭 인상했습니다. 

 

그 영향으로 1990년 이후 체결한 계약의

만기가 돌아오는 2년을 주기로

짝수해마다 큰 폭의

전셋값 상승이 발생한 것이죠.

 

하지만 이러한 짝수해의 법칙은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 전세 가격이 

무려 18.4% 폭락하며 깨지게 되었고,

 

1999년 경기가 회복된 후로는

전셋값이 다시 16.8%가 올라

오히려 홀수해에 전셋값이 높게 형성되는 

홀수해 법칙으로 바뀌게 됩니다. 



 

  

홀수해 법칙, 여전히 유효할까?

 

그러나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된 지도

10년이 지났고,

 

매년 새로운 아파트가 건설되며 

전세 가격이 안정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이런 법칙들은 의미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사실 홀수해냐 짝수해냐 하는

단순한 이유로 

집값의 변동, 전세가의 변동을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부동산이라는 시장이 돌아가는 원리가

너무나 복잡하기 때문이죠.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당시 전세 가격 변동률이 -0.55%를 기록하며

크게 하락했고,

 

이듬해인 2009년에는 전세 계약이 다시 

7% 수준으로 살아나는 등

홀수해 법칙에 딱 들어맞는 상황이 벌어지자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입에 

이 법칙이 오르내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자세한 내막을 살펴보면

홀수해 법칙과 같은 속설보다는 

글로벌 경제 위기 같은

국내외의 큰 경제 이슈나,


대규모 아파트 공급 등의 수요·공급 문제가  

부동산 매매가나 전세가에

더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참조-부동산 '수요와 공급'의 핵심은 새 아파트?)

 

  

진정한 법칙은

수요와 공급에 있다 

 

근래의 전세 가격 상승도

짝수해인지 홀수해인지와는

크게 상관이 없습니다.


그것보다는 

부동산 가격 상승의 한계와 저금리로 인해

전세보증금(전셋값)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워진 집주인들이,


매달 수입이 생기는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의 영향이 더 크죠.

 

또한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하는 

이른바 갭투자가 증가한 것

전셋값 상승을 주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갭(gap)투자

: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주택의 매매 가격과

전세금 간의 차액이 적은 집을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투자 방식.

예를 들어, 매매 가격이 5억 원인 주택의

전세금 시세가 4억5천만 원이라면

전세를 끼고 5천만 원으로 집을 사는 것. 




그나마 다행인 점은 당분간 전세 가격이

안정될 전망이라는 것입니다. 

 

최근 몇 년에 걸쳐

급격한 전세값 상승이 이미 많이 이뤄졌고

신규 아파트 공급도 많아지면서

변동성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전세 가격이

잠시 숨고르기를 한다는 것이지

지금 형성된 전세가가

결코 낮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전세 물량은 적고 가격은 높아서

전셋집을 구하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에서,


홀수해 짝수해 법칙 같은 속설을 믿기 보단

수요공급 법칙을 참고해

입주 물량이 많은 지역을 노리는 것이  

새로 전셋집을 구하는 분들에게는 

좋은 방법이 될 것으로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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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정현 2019-08-25 12:26

    시장의 기본법칙인 수요 공급을 항상 염두에 두고 상황을 바라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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