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스트

'메로나, 바나나맛우유'를 만든 빙그레, 왜 주가가 낮았을까?

By 류광현 2018.08.08



'빙그레'는 정말

성장 동력을 잃었을까?


더워도 너무 더운 여름,  

빙과 업체는 무더위가 반갑습니다.  


메로나, 투게더로 유명한

빙그레(005180)를 보면

올해 '24시간 공장 가동' 체계를

예년보다 일찍 돌렸고,


7월 초 폭염 전후로

매출이 25%가량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빙그레가 이렇게 웃음을 찾은 것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오늘은 수많은 스테디셀러를 내고도

한동안 저가 흐름을 보인

빙그레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네이버 금융)


'폭염 특수'는 빙그레 주가에

많은 영향을 미쳤는데요,


8월 2일 빙그레 주가는 62,900원으로  

전일 대비 4.49% 올랐고

거래량은 다섯 배 가까이 뛰었습니다. 


그러나 빙그레의 주가가

계속 이렇게 좋았던 것은 아닙니다.


빙그레 주가는 올해 들어

고점(최고가)이 낮아지면서  

우하향 추세를 이어온 터라,  


일각에서는 이번 깜짝 상승을

주가 반등의 신호탄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빙그레가 웃을 수 없었던 이유


그렇다면 이번 폭염 전까지

빙그레 주가가 우하향했던 이유

과연 무엇일까요?


ⓛ 빙과시장의 축소


이는 빙과 시장의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지난해 국내 빙과시장 규모(소매)

1조6,837억 원으로

2016년보다 14.2% 줄었습니다.


이른바 여름 테마주의

여름철 특수가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빙그레 경영정보 매출구조 그래프 ⓒ빙그레)



② 커피 시장의 확대


이런 분위기는 빙과류의 대체재

너무 많이 생긴 탓이 큽니다.  


대표적인 대체재는 바로 커피입니다.

지난해 국내 커피 시장 규모

약 11조 7,400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10년 전엔 3조 원대였던 시장이

4배 가까이 성장한 것입니다. 



(ⓒ빙그레)

 

빙그레도 '아카페라' 브랜드로  

RTD(ready to drink, 즉석 음용 가능 음료) 시장

공략 중이지만,  


이미 RTD 시장은  

유제품 업체, 커피전문점, 편의점 브랜드의

각축장이 된 지 오래입니다.  

그만 수익을 내기가 어렵죠. 



③ 빙수 시장의 성장


빙수 프랜차이즈의 급성장도  

빙과 업체의 발목을 붙잡고 있습니다.  


빙수 시장의 선두주자인

프랜차이즈 '설빙'은  

2013년 창업 이후 1년 만에

가맹점 수가 478개로 늘어났고,


올해엔 배달 서비스 대열에도 합류했습니다.

집에서도 설빙의 빙수를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설빙)



④ 성장률 둔화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것보다

더 무서운 것은 성장률 둔화입니다. 


아이스크림 주 소비층인

유소년 인구는 갈수록 줄고

성인 소비자들은 건강을 챙기느라  

아이스크림을 멀리합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이스크림 할인점이 증가하고

유통업체의 반값 할인이 성행하면서

빙과류 수익성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습니다.



빙그레의 대응 


특히 가장 치명적인 것은

반값 할인이었습니다.


그동안 슈퍼나 대형마트에서

아이스크림을 반값으로 판매해 

고객을 끌어들였는데요, 


빙과 업체는 주력 상품이  

유통가의 미끼 상품으로 전락하는 바람에 

수익성이 갈수록 나빠졌습니다.



① 국내 시장 가격정찰제 도입


이에 빙그레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지난 2016년 투게더 등 

가정용 카톤제품(종이 용기)부터  

가격정찰제를 도입했습니다. 



(ⓒ빙그레)


물론 가격정찰제에 대한

유통가와 소비자의 저항이  

만만치는 않았는데요,

 

시장에서는 올해엔

빙그레의 가격정찰제가

안착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이런 전망은 기대감일 뿐

가격정찰제가 수익으로 직결될지는 

좀 더 두고 볼 일입니다. 


 

② 국외 시장 공략 


빙그레는 또한 내수 부진을 벗어나고자  

브라질, 중국, 미국에 국외 법인을 설립하고

25개국에 제품을 수출하는 등  

국외 시장 진출에 공을 들였습니다.  


그러나 빙그레의 수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5% 수준밖에 안 되는  

400억 원대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마저도

중국(215억 원)미국(125억 원)에서  

기록한 매출일 뿐  

그 외 국가의 매출은 미미한 상태입니다.


한때 메로나 열풍을 일으킨 브라질에서도

지난 5년간 매출이 5억 원 미만으로,


헤알화 폭락 등

브라질 경제가 망가진 탓에

당기순이익 적자 상태입니다.



(ⓒ빙그레) 


그래도 빙그레의 국외 시장 공략은  

현재진행형입니다. 


빙그레 박영준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베트남을 허브로  

동남아 공략을 가속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③ 신성장 동력을 찾아서 


빙그레는 기존 주력 시장의 한계를 깨려고

가정간편식(HMR), 펫푸드,  

건강기능식품 시장에도 도전장을 냈습니다. 


가정간편식과 펫푸드, 건강기능식품은  

시장 규모가 나날이 커지고 있기에  

방향성은 적절해 보이지만

문제는 타이밍입니다.



(ⓒ빙그레)


가정간편식과 펫푸드는  

벌써 신규 공급자로 넘쳐  

자리 잡기가 쉽지 않고,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는

바이오산업 및 제약업계의 틈바구니에서  

후발주자인 빙그레가

과연 얼마나 두각을 드러낼지 미지수입니다. 



안주할 수 없는 빙그레 


투자 전문가들은 그동안 빙그레를  

'높은 안정성과 낮은 성장성'으로  

요약하곤 했습니다.  


바나나맛우유, 요플레, 투게더 등  

스테디셀러가 자리 잡고 있기에  

안정성이 높지만,


(빙그레의 스테디셀러 ⓒ빙그레)


시장 환경의 한계로  

성장성이 낮다고 진단하죠.


이런 낮은 성장성은  

차츰 높은 안정성을 갉아먹게 됩니다.

시간이 걸릴 뿐

언젠가는 그렇게 됩니다.


빙그레가 올리브영, 휠라, 슈펜 등과 함께  

협업을 활발히 진행하는 것도  

신규 사업 진출과 맥락을 같이합니다.  


https://cidermics.com/contents/detail/1611

저작권자 ©(주)사이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에디터

에디터의 다른글

댓글 0


댓글작성